학교로부터 동아리방과 게시판 사용권 등의 혜택을 받는 기독교 학생단체가 동성애자와 비신자의 단체 가입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학교 당국으로부터 그러한 혜택을 박탈당할 경우 그 학교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되는가 아니면 그 단체가 차별금지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 되는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샌프란시스코캠퍼스에 있는 헤이스팅스법대와 이 대학내 학생단체인 기독법학회(CLS)간 차별금지 위배냐 종교자유 침해냐의 시비가 연방대법원에서 가려지게 됐다고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이 8일 전했다.
   이 사건의 발단은 이 법학회가 자신들이 정통이라고 규정한 기독신앙을 인정하지 않는 학생과, 남녀간 결혼 틀 바깥에서의 성행위를 포함한 "성적으로 부도덕한 생활양식"을 부인하지 않는 학생에 대해선 투표권과 학회 지도부 피선권을 부여하지 않은 데 있다.
   학교 당국은 각종 차별을 금지하는 정책에 동의하는 것을 조건으로 학생단체들에 동아리방과 게시판 사용권을 준 것인데 기독법학회는 이 원칙을 따르지 않은 만큼 동아리방 사용 불허 등의 조치는 정당하다는 것이다.
   학교 당국과 학생단체간 이 다툼에 대해선 이미 지난 3월 미 연방고등법원 제9 순회법원이 학교측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당시 판결문은 "학교 당국은 모든 학생단체들에 회원가입 문호를 개방토록 하고 있다. 즉 모든 단체는 설사 가입자가 그 단체의 임무에 찬동하지 않더라도 모든 가입자를 투표권을 가진 회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사용허가에 대한 학교 당국의 조건은 그러므로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관점"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보다 3년전엔 일리노이 법대에 있는 같은 단체의 이 규정이 제7 순회법원에 의해선 정당하다는 판결을 받은 것이다.
   당시 3명의 주부심 가운데 다수 의견은 "성적 도덕성에 대한 이 단체의 믿음은 단체의 성격 규정중 하나인데 동성애 행위를 하거나 이를 인정하는 사람들을 회원으로 받아들이도록 강제하는 것은 이 단체가 현 성격 그대로 유지되는 것을 막는 것이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법관 물망에 오르기도 한 다이안 P. 우드 판사는 자신이라면 차별금지 원칙 위배로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 대학이 학생단체의 다양성을 보장해야 할 필요성에 비춰, 대학이 차별적인 단체도 인정해야 한다면 이는 그러한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대학의 능력을 침해하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미 연방대법원은 7일 기독법학회의 상소를 받아들여 이 사건을 심리키로 함으로써 최종적으로 대법원이 차별금지 원칙과 종교자유의 문제를 어떻게 조화시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