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규모의 의료복합단지인 텍사스 메디컬 센터(TMC)에서 한국계 의사와 과학자들이 맹활약 하고 있다.
   휴스턴 시내에 위치한 TMC는 환자치료와 기초과학 연구 및 임상실험을 위한 고밀화된 의료 클리닉. 세계 최고의 암 치료기관으로 유명한 텍사스대 M.D.앤더슨 암센터 등 13개의 유수한 병원, 텍사스 의대와 텍사스 심장연구소 등 19개 교육.연구기관 그리고 휴스턴시 보건국 등 15개 보건관련 기관 등 모두 47개의 공사립 의료기관으로 구성돼 있다.
   여의도 총면적의 3분의 1 규모인 TMC 단지에 밀집한 140여개의 초현대식 건물동에는 1만여명의 의사를 비롯해 7만2천600여명의 의료인력들이 활동중이며, 하루 평균 16만명의 환자, 연 평균 550만명의 환자가 찾고 있다.
   TMC는 목화 중개상으로 거부가 된 먼로 더너웨이 앤더슨이란 사업가가 1939년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2천만달러(현재 시가 1억4천만달러)로 창설된 앤더슨 재단이 1941년 앤더슨 암센터를 설립하고, 43년에 댈러스에 있던 베일러 의대에 대한 재정지원을 통해 휴스턴 이전을 실현시키면서 시작되어 60여년간에 걸쳐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현재에 이르게 됐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가 지난 2000년 기준으로 58억2천만달러로 인근 미 항공우주국(NASA) 존슨 우주센터(12억달러) 보다 훨씬 큰 것으로 분석될 정도다. TMC는 그러나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내년 휴스턴 인구가 550만명으로 뉴욕,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3대도시가 될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12년까지 71억달러를 투입해 건물을 신축하는 등 시설의 대폭적인 확장을 추진중이다.
   TMC 입주기관을 대표하고, 단지를 총괄 관리하는 TMC 본부의 존 카젠더 수석부회장은 "TMC에 입주한 의료기관들은 암치료 연구와 인공심장 등 심혈관질환 치료, 줄기세포 치료연구, 로봇을 이용한 수술 등에서 전미 최고 수준의 병원들"이라면서 "환자 치료 뿐 아니라 생명과학 등 기초과학연구와 임상실험 등을 통해 인류의 보건향상이란 목표를 수행중"이라고 말했다.
   휴스턴에 이례적으로 눈이 내린 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카젠더 부회장은 "입주 의료기관들은 공사립을 막론하고 모두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TMC본부의 예산도 대부분 단지내 주차장 수입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TMC의 명성은 연간 이곳을 찾는 해외 환자의 수가 1만4천여명에 달한다는 사실이 단적으로 입증해준다. 이를 위해 단지내에는 장기환자들을 위한 호텔이 운영되고 있으며, 항공 앰뷸런스 서비스가 탄생된 곳도 TMC이다. 그러면서도 고객 및 환자 중심의 관리 및 운영도 잊지않고 있다.
   M.D 앤더슨 암센터의 홍보담당인 제인 프렉은 "휴스턴 국제공항에 외국환자들을 위한 라운지를 운영하고, 센터내에 운영되는 도서관은 환자들이 퇴원후에도 편리하게 도서를 반납할 수 있도록 병원 주소가 인쇄된 봉투를 나눠준다"고 말했다.
   환자치료와 의학교육 및 기초과학연구 등 3박자를 고루 갖춘 TMC는 한국 정부가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와 대구.경북 신서 혁신도시에 추진중인 첨단의료복합단지의 모델로도 평가될 수 있다.
   카젠더 수석부회장은 "TMC는 60여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면서도 일부 시행착오도 겪는 등 의료복합단지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많은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면서 "필요할 경우 한국에 대표단을 보내 우리의 경험과 교훈을 전수하는 등 상호협력을 추진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TMC에는 현재 한국계 의사 및 과학자들이 대거 활약중이다. 휴스턴주재 한국 총영사관의 조사에 의하면 대략 400-500여명의 의사 및 과학자들이 활동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M.D. 앤더슨 암센터에만 해도 한국계 의사가 40여명 이상 활동중이다. 이중에는 센터의 종양내과 부장으로 재직중인 세계적인 암전문가 홍완기 박사와 재미한인의사협회(KAMA) 회장이자 핵의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김의신 박사가 주요 보직을 맡아 활동중이다.
   또 부모의 이민으로 초중등학생시절 미국에온 1.5세대 의사로는 데이비드 장(성형외과) 조지 장(종양외과), 데이비드 홍(암치료), 제리 김(비뇨기과암), 케빈 김(흑색종암), 앤드루 리(양성자치료), 오정훈(내과), 줄리아 오(방사선암치료), 신기영(재활의학) 박사 등이 있다.
   이 센터의 종양안과 교수인 스텔라 김과 현재 휴스턴에서 안과를 개업중인 로사 김 박사는 하버드 의대 출신의 자매로 유명하다. 또 메모리얼 헐먼병원의 뇌혈관 외과과장으로 재직중인 동 김 박사를 비롯해 베일러의대 신경외과 과장인 다니엘 김 등 TMC내 각 병원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한국계 의사들이 많다.
   휴스턴 지역에는 또 M.D. 앤더슨 암센터의 시스템 바이오러지담당 교수로 재직중인 이주석 교수를 비롯해 생명과학 분야에서 150여명 정도의 박사급 이상 한인 교수 및 박사급 연구원들이 있으며,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의 남텍사스지부(회장 김근호)도 100여명 이상의 회원들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활약중이다.
   조윤수 휴스턴 총영사는 "한국계 1.5세와 2세대 의사 및 과학자들이 TMC를 비롯해 텍사스 지역에서 맹활약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한미 양국에 모두 귀중한 인적 자원인 만큼 유기적인 연대속에 계속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